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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 감독 임기 4년, 9월 A매치 이전 선임"…이용수 기술위원장, 위원 7명 발표

대한축구협회 이용수(55·사진) 기술위원장은 28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명의 기술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기술위원회는 이 위원장을 비롯해 조영증(60) 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장(K리그)·김학범(54) 전 강원 감독(기술 및 전술)·김남표(50) 축구협회 전임강사(지도자)·최영준(49) 축구협회 전임지도자(유소년)·최인철(42) 현대제철 감독(여자축구)·신재흠(55) 연세대 감독(대학 및 아마추어)·정태석(42) 스포츠의학 전문의(운동생리학) 등 각 분야별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됐다. 이 위원장은 또 9월초 A매치(5일 베네수엘라 전,9일 우루과이 전) 이전에 대표팀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이 밝힌 차기 대표팀 사령탑의 조건은 ▶월드컵 또는 클럽 무대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를 낸 인물 ▶리더십 또는 인성 검증을 마친 인물 ▶한국 축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비전을 지닌 인물 등이다. 이 위원장은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국내파와 외국인이 각각 15명 정도씩 포함된 인재풀을 검토해 적임자를 골라낼 것"이라면서 "원칙적으로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 4년 임기를 보장할 생각이다. 단,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통과 여부에 따라 재신임을 물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2014-07-29

'전차군단' 우승에 취해 매너 걷어찼네…월드컵 독일 대표팀 남미 비하 논란

“역겨운 나치들이다” VS “그저 노래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한 독일 축구대표팀의 우승 자축 노래와 춤을 두고 갑론을박이 뜨겁다. 독일 대표팀은 15일 금의환향해 독일 통일의 상징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수십만 명의 팬들과 함께 우승을 자축했다. 아르헨티나와 결승전 결승골 주인공 마리오 괴체(23·바이에른 뮌헨)와 월드컵 최다골(16골)을 세운 미로슬라프 클로제(36·라치오), 슈코드란 무스타피(22·삼프도리아) 등 6명의 행동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은 어깨동무하고 허리를 반쯤 숙인 구부정한 자세로 “가우초는 이렇게 간다”는 노래를 부르며 걷다가, 허리를 곧게 펴고는 “독일인은 이렇게 간다”는 노래를 불렀다.  가우초는 남미의 목동을 뜻한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아르헨티나를 비하하는 행동이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스포츠지 ‘올레’ 역시 “독일 선수들은 스스로 우월한 인종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아르헨티나 기자 빅터 우고 모랄레스는 라디오에 출연해 “가우초 춤을 춘 독일 선수 6명은 역겨운 나치들”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30·바이에른 뮌헨) 등 독일 선수 5명은 한 손을 앞사람 어깨 위에 올렸는데, ‘슈피겔’은 4강에서 독일에 1-7 참패를 당한 브라질 선수들이 경기장에 입장할 때 동작을 흉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독일 선수들의 주장은 달랐다. 당사자인 무스타피는 “우리는 세계 챔피언이고 그저 즐기고 싶었다. 우리에게는 그저 노래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독일 루카스 포돌스키(29·아스널)도 “헐뜯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항상 있다” 고 일축했다.  독일 언론의 의견은 엇갈렸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축하 행사는 자살골과 다름없는 실책”이라고 비난했고, ‘테어 타게스 슈피겔’은 “독일은 슬퍼하는 패자를 괴롭히며 만족을 느꼈다. 축구에 엄청난 멍청이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일갈했다.  반면 ‘디 벨트’는 “악의가 담긴 인종 차별이라는 주장은 지나치다. 슈바인슈타이거는 결승전이 끝난 뒤 아르헨티나의 스트라이커 리오넬 메시를 위로했다 ”고 독일 선수들을 감쌌다. 독일은 브라질과 4강전에서 전 세계가 경악할만한 7-1 대승을 거두고도 특별한 세리머니 없이 예의를 지켰다. 독일 ‘n-tv’가 축구팬들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가우초 춤은 파울이었나’란 설문조사에서 ‘아니다(재미있고 허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90% 이상이다. 반면 ‘그렇다(인종차별과 스포츠맨십에 어긋난다)’는 의견은 10% 미만이다.  볼프강 니어스바흐 독일축구협회장은 진화에 나섰다. 그는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면 죄송하다. 아르헨티나 협회장에게 편지를 보내 무례한 뜻에서 나온 것이 아니란 것을 분명히 전하겠다”고 수습에 열을 올렸다. 아르헨티나 축구협회와 선수들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양국은 오는 9월 3일 독일 에서 친선경기가 예정돼 있다. 박린·피주영 기자

2014-07-17

월드컵 스타 옆 여인들, 월드스타로 떴네

브라질 월드컵이 낳은 또 하나의 스타는 '왜그스(WAGs·Wives And Girlfriends)'다. 스포츠 스타의 아내와 여자친구를 뜻하는 '왜그스'는 브라질 월드컵 기간에도 신문·방송뿐 아니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전세계 팬들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았다.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8분 결승골을 넣은 마리오 괴체(22·바이에른 뮌헨)의 여자친구 앤 캐스린 브뢰묄(24)이 대표적이다. 스페인 출신 모델 겸 가수인 브뢰묄은 페이스북에 그라운드에서 남자친구 괴체와 키스하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브뢰묄은 또 괴체와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하게 웃는 사진도 당당히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괴체뿐만 아니라 율리안 드락슬러(21·샬케 04), 사미 케디라(27·레알 마드리드), 메주트 외칠(26·아스널) 등 독일 3인방의 연인들도 축구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드락슬러의 여자친구인 레나 테를라우(20)는 미스 샬케 출신, 케디라의 여자친구 레나 게르츠케(26)는 모델이며 외칠의 연인 맨디 카프리스토(24)는 독일 가수다. 브라질 공격수 네이마르(22·바르셀로나)는 여자친구 덕분에 SNS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인스타그램에 여자친구 브루나 마르케지니(19)와 함께 촬영한 커플 사진을 올려놓아 월드컵 기간 팔로워 수가 무려 320만 명이나 증가했다. 개막전 560만명이던 팔로워가 880만명으로 늘어났다. 독일, 아르헨티나 비하 논란= 16일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마리오 괴체(바이에른 뮌헨)·미로슬라프 클로제(라치오) 등 독일 선수 6명이 '가우초(남미 목동)는 이렇게 걷는다'는 노래를 부르며 허리를 숙여 구부정한 자세로 걸은뒤 다시 허리를 곧게 펴고 걸으며 '독일인은 이렇게 간다'는 노래해 파문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4-07-17

[브라질 월드컵] 짬뽕축구가 월드컵 먹었네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우루과이와 16강전은 축구 인생 중 가장 아쉬움이 남는 경기다. 교체 멤버로 벤치에 앉아 있는데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골든골을 터트린 2002년 한·일월드컵 이탈리아와 16강전처럼 ‘들어가면 골을 넣을 수 있겠다’는 기분이 들었다. 감독님께 말씀 드려볼까 몇 번을 일어났다 앉았다 했지만 결국 포기했고, 팀은 1-2로 졌다.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이제 죽을 때까지 월드컵 무대를 밟을 수 없겠구나’란 생각에 눈물을 왈칵 쏟을 뻔 했다.  2012년 1월 현역 은퇴 후 1년 동안 축구를 보지 않았다. 현역 시절 축구가 너무 힘들었고 지긋지긋했던 것 같다. 생각지도 못하게 방송 해설위원으로 생애 네 번째로 월드컵을 경험하게 됐고, 한 달간 중계를 하며 다시 축구를 사랑하게 됐다. 다비드 비야(33·스페인)가 호주전 눈물의 은퇴경기 후 “대표팀에서 뛸 수 있어 꿈만 같았다. 55세까지 뛰고 싶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뜨거워졌다. ‘나도 축구를 버릴 수 없는 사람이구나’고 느꼈다.  세계축구 흐름과 전술도 배울 수 있어 감사했다. 브라질 월드컵은 ‘짬뽕 전술’이 대세였다. 과거 유럽과 남미의 축구 스타일은 확연히 달랐다. 아르헨티나는 공격은 강하고, 수비는 공격보다는 약했다. 하지만 알레한드로 사베야(60)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의 탄탄한 수비 전술을 팀에 접목시켜 준우승을 이뤄냈다. 우승팀 독일은 특유의 게겐 프레싱(전방 압박), 스페인의 티키타카(탁구 치듯 짧고 빠른 패스 플레이), 네덜란드의 카운터 펀치 역습을 절묘하게 조화시켰다. 네덜란드와 칠레는 구시대 유물로 불리던 스리백을 한 단계 진화시켰다.  ‘넘버9’의 퇴조는 예견된 결과였다. 등번호 9는 정통 스트라이커를 상징한다. 프레드(31·브라질)와 곤살로 이과인(27·아르헨티나)은 각각 1골, 디에고 코스타(26·스페인)와 디디에 드로그바(36·코트디부아르)는 무득점에 머물렀다. 카림 벤제마(27·프랑스·3골)와 미로슬라프 클로제(36·독일·2골) 정도만 제 몫을 했다. 대신 하메스 로드리게스(23·콜롬비아·6골), 토마스 뮐러(25·독일·5골), 리오넬 메시(27·아르헨티나·4골)처럼 신개념 포워드들이 득점 1~3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 가장 두드러진 전술은 압박 후 역습인데, 2선 공격수들이 포지션 파괴와 함께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어 해결사 역할을 했다. 수비 입장에서는 스타일이 다른 여러 공격수들을 상대하는 느낌이라 곤혹스러웠을 거다. 12년 전 거스 히딩크(68) 한국팀 감독도 내게 정통 스트라이커가 아닌 만능 공격수 역할을 주문했었다.  이번 대회는 경기당 2.67골이 터졌다. 그럼에도 전설적 골키퍼 야신(러시아)의 후계자들이 대거 등장했다. 팀 하워드(35·미국)는 벨기에와 16강에서 유효슈팅 27개를 막아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으로부터 격려 전화를 받았다. 마누엘 노이어(28·독일)는 수시로 페널티 지역 밖까지 나와 볼을 걷어내 ‘스위퍼형 골키퍼’란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한국은 골키퍼가 필드 플레이어와 함께 훈련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다. 공격의 시발점인 킥력과 수비 능력을 겸비한 ‘완전체 골키퍼’를 키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아시아 국가의 몰락은 아쉽다. 아시아 4개국은 24년 만에 본선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월드컵 아시아 출전 쿼터 4.5장이 줄어들까 걱정이다. 한국은 유럽 전술을 가져와 가르쳐야 한다. 하지만 솔직히 선수들 기량이 세계와 분명히 격차가 있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이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다”고 말했는데, 증명할 실력이 있어야 증명할 수 있지 않을까. 아직 증명할 단계까지 못 왔으니 경험이란 단어가 맞다고 본다. 느끼고 발전해야 한다.   국내에서 뛰든 해외에서 뛰든 관계없다. 소속팀에서 인정받는 것보다 국가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건 어떨까. 난 이탈리아 페루자 시절 대표팀을 생각하며 사비로 훈련장을 통째로 빌린 적도 있다. 훈련장 관리인에게 밥값·담뱃값을 쥐어주고 해질녘까지 홀로 훈련을 했다.  하비에르 마스체라노(30·아르헨티나)는 귀감이 될 만하다. 네덜란드와 4강에서 헤딩 충돌 후 뇌진탕 증세를 보였지만 곧바로 그라운드에 돌아와 승리를 이끌었다. “인생을 걸었다”는 명언도 남겼다. 독일과 결승에서 패했지만, 전쟁영화에서 동료들을 다 구한 뒤 마지막에 홀로 죽는 주인공 같았다. 리우 데 자네이루=안정환 중앙일보 해설위원 [사진 AP=뉴시스, 로이터=뉴스1] 사진 설명 ①수아레스 조심, 또 사람 물면 벌금 52억원 ‘핵 이빨’ 수아레스를 풍자해 드라큘라 입 모양으로 만든 마우스피스. 새 소속팀 바르셀로나와의 계약서에 따르면 수아레스가 또 사람을 물면 벌금 52억원이다. ② 샛별인 줄 알았더니 몸값 622억원 득점왕(6골)에 오른 콜롬비아 로드리게스. 샛별인 줄 알았더니 이미 몸값 622억원의 귀하신 몸. ③ 꼭꼭 숨어라, 수니가 플라잉 니킥을 네이마르에게 시도한 콜롬비아 수니가. 그는 현재 브라질 마피아를 피해 은둔 중. ④ 손흥민 눈물은 아시아의 눈물 손흥민의 눈물은 아시아 축구의 눈물. 한국·일본·호주·이란 4개국은 3무9패 로 세계의 벽 절감. ⑤ 금의환향 독일 월드컵을 제패한 독일 대표팀이 15일 금의환향했다. 베를린 테겔 공항부터 독일 통일 상징 브란덴부르크문까지 수십 만의 인파 속에 카퍼레이드를 펼쳤다.

2014-07-15

[24년만에 월드컵 품은 독일] 순혈주의 깬지 12년…'스마트 전차'로 진화하다

통독후 무너진 유소년 축구 재건 결승골 합작 괴체·쉬를레 키워 "우리는 10년전부터 오늘의 우승을 준비했다." 요아힘 뢰프(54) 독일 대표팀 감독의 우승 소감이다. 10년을 한결같이 준비하는 꾸준함과 완고함. 그 속에서도 두려움 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도전 정신. 독일 축구는 독일 사회와 사람들을 꼭 닮았다. 독일은 13일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제20회 브라질 월드컵 결승에서 연장 후반 8분 마리오 괴체(22·바이에른 뮌헨)의 결승골로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었다. 24년만의 통산 네번째 우승(우승 상금 3500만달러)이자 1990년 통일후 첫 우승. 남미와 북중미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유럽 국가가 우승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민자 적극 수용=독일이 과거 우승한 월드컵 대표팀에는 유색인종이 한명도 없었다. 이번엔 다르다. 독일은 전체 인구의 19%(약 1520만명)가 이민자다. 매년 40만명씩 이민자가 늘고 있다. 미국(109만명)에 이어 세계 2위다. 독일은 보수적 사회지만 현명하게 변화를 받아들였다. '디 벨트'의 발로트 라스 기자는 "이민자도 독일 국민이다. 과거 흑인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여러 인종이 모여 독일 축구는 더 다양하고 강해졌다"고 말했다. 독일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가나 출신 이민자 게랄트 아자모아(36)를 발탁했다. 그 뒤를 잇는 위르겐 클린스만과 뢰프 감독은 다문화 포용정책에 더 적극적이었다. 현 대표팀에는 폴란드계인 미로슬라프 클로제(36·라치오)와 루카스 포돌스키(29·아스널), 터키 이민자 2세 메주트 외칠(26·아스널), 튀니지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사미 케디라(27·레알 마드리드), 가나계 제롬 보아텡(26·뮌헨), 알바니아계 슈코드란 무스타피(22·삼프도리아)가 있다. 최종 엔트리 23명 중 6명, 선수단의 26%가 이민자 혈통이다. 선 굵은 축구를 펼쳤던 게르만 전차 군단은 이종교배를 통해 미드필드에서 섬세한 패스도 잘하는 '스마트 전차'로 진화했다. ●뿌리로 돌아갔다=독일은 세계 축구에서 가장 꾸준히 성적을 내는 나라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4회 연속 4강(우승 1회·준우승 1회·3위 2회)에 들었다. 그렇다고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통일 전인 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서독이 우승한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같은 해 10월 통독은 독일 사회에 큰 부담을 안겼다. 2조달러에 육박하는 천문학적 통일 비용으로 경제가 휘청거렸다. 70~80년대 세계 최고였던 분데스리가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이탈리아·스페인 리그에 밀렸다. 2000년과 2004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의 크리스토프 기자는 "독일은 뿌리부터 다시 시작했다. 분데스리가 모든 클럽은 의무적으로 유소년팀을 창단했다"고 말했다. 2002년부터 10년간 독일 축구가 유소년에 투자한 금액은 7억달러에 이른다. 결승전 결승골을 합작한 괴체와 안드레 쉬를레(24·첼시) 모두 유소년 시스템이 키운 선수다. 독일 유소년 축구 등록 선수는 2011년 기준 180만 명, 유소년 클럽은 2만7000개에 달한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독일 주장 필리프 람(31·바이에른 뮌헨)은 "독일이 최고의 선수를 보유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독일은 최고의 팀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31·바이에른 뮌헨)는 연장 후반 공중볼을 다투다 눈 아래 부분이 찢어져 피가 났다. 하지만 교체를 거부하고 끝까지 뛰었다. 우승 세리머니 땐 부상으로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한 마르코 로이스(25·도르트문트)의 유니폼을 펼쳐 보였다. 분데스리가도 최고의 리그로 다시 발돋움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관중이 많은 리그가 분데스리가다. 1부는 물론 2부리그 경기에도 수만명씩 들어찬다. 해외 유명 스타를 비싼 값에 사들이는 리그들과 달리 분데스리가는 자국 선수를 중심으로 구단 재정 규모에 맞춰서 리그를 키워나갔다. 그러면서도 바이에른 뮌헨 같은 팀은 유럽 최고 수준을 유지하며 세계 축구의 흐름을 이끌었다. 이번 대표팀 23명 중 16명은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다. 독일 대표팀이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을 발휘하는 배경이다. 선수들의 심박수·순간 속도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컨디션을 관리하는 첨단 기술도 대표팀을 도왔다. 독일의 총체적인 역량이 축구 대표팀에 투입됐다. 황열병 예방주사 접종 시기도 제대로 못 맞춰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한국과 확연히 대비된다. 리우데자네이루=김민규 기자

2014-07-15

돈 쓰고 망신당한 브라질, 전국서 극심한 혼란…악담 확산에 시위도 격화

월드컵 84년 역사상 안방에서 사상 최악의 참패를 당한 브라질이 극심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관계기사 2·4·6면〉 준결승에서 독일에 7-1로 대패한 다음날 현지의 '란스' 신문은 1면을 하얗게 비워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으며 언론마다 수치·능멸·고통이란 자극적 표현으로 팬들의 분노를 부채질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신문은 "오늘자 1면은 없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독일은 계속 브라질을 상대로 득점하고 있을 것"이라 비꼬았다. 또다른 신문은 "스콜라리 감독은 지옥에나 가라"는 저주를 퍼붓기도 했다. 12년전 한일 월드컵에서 호나우두를 보유한채 통산 5번째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던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일단 사퇴설을 부인하고 있다. 스콜라리는 "브라질 축구는 새 목표를 설정해야 하며 그 시발점은 네덜란드와의 3ㆍ4위전"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부분의 팬들은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유치한 월드컵에서 우승하지 못했는데 3위 결정전이 무슨 의미가 있냐"며 전국 곳곳에서 산발적 폭력과 시위를 자행하고 있다. 노동계 역시 월드컵 기간동안 잠정적으로 멈추었던 파업을 재개했으며 이러한 시위는 전차 폭력적인 양상으로 변질되고 있다. 준결승 망신살에 '미네이랑의 비극'이란 명칭이 달린 가운데 상파울루에서는 버스에 불을 지르는 일도 발생했다. 상가 약탈도 일어났으며 수많은 인파가 거리로 나와 데모를 일삼고 부상자 이송과 체포가 잇달았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재선에도 암운이 깃들였다. 12일 오후1시(LA시간) 네덜란드와 갖는 3·4위전에서도 브라질이 패배할 경우 정국이 더더욱 혼란에 빠져들 우려도 크다. 브라질은 네덜란드와의 월드컵 전적에서 1승1무2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가까운 장래에 월드컵 유치를 꿈꾸고 있는 네덜란드 입장에서도 대회 마지막 경기를 이겨 유종의 미를 거두는 일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네덜란드는 일찌감치 명장 거스 히딩크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사령탑으로 임명한 상황이다. 봉화식 기자 bong@koreadaily.com

2014-07-11

[브라질 월드컵] 독일은 메시 '무시'

“결승 진출을 환영합니다. 어서 와요 아르헨티나, 그리고 준우승 축하드립니다.”  독일 일간지 빌트가 아르헨티나의 브라질 월드컵 결승 진출이 확정된 순간 홈페이지에 게재한 기사의 제목이다. 이 매체는 ‘120분간의 연장 혈투를 한 데다 하루 앞서 준결승전을 치른 독일보다 휴식 시간도 적다. 네덜란드를 승부차기 끝에 간신히 이길 정도면 독일의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시간 독일 방송사 ARD의 해설자 메메트 숄은 “아르헨티나는 기술 수준이 매우 떨어지는 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4강에서 보여준 실력으로 양 팀이 결승에서 맞붙는다면 독일의 승리가 유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독일과 아르헨티나는 14일(한국시간) 리우 데 자네이루의 마라카냥에서 월드컵 우승을 다툰다. 독일은 축제 분위기다. 자국의 절대적 우세를 점치는 언론 때문만은 아니다. 독일 현지에선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결승전의 ‘평행이론’을 믿고 있다. 24년 전 결승에서 독일이 후반 40분에 터진 안드레아스 브레메(54)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독일의 공격수 루카스 포돌스키(28·아스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아르헨티나 좋지. 1990년이 생각나는군”이라는 글을 남겼다. 당시 선수들의 면면도 지금과 흡사하다. 미로슬라프 클로제(36·라치오)는 곡예에 가까운 멋진 골을 넣었던 위르겐 클린스만(50)과 닮았고 또 다른 공격수 토마스 뮐러(25·바이에른 뮌헨)는 빠른 돌파와 정확한 슈팅으로 무장한 루디 펠러(54)의 판박이다. 수문장 마누엘 노이어(29·바이에른 뮌헨)는 ‘거미손’ 보도 일그너(47)를 연상케 한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예나 지금이나 ‘축구의 신’이 버티고 있다. 1990년 대회에서 디에고 마라도나가 팀을 이끌었다면 지금은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가 있다. 1990년 대회 8강·4강, 두 번의 승부차기에서 신들린 선방쇼로 아르헨티나를 구한 세르히오 고이코체아(51) 골키퍼는 네덜란드와의 승부차기에서 2개를 막아낸 세르히오 로메로(27·AS모나코)와 이름까지 같다.  독일의 타게스차이퉁은 “지겨어어어업다!(Laaaaangweilig!)”며 아르헨티나의 경기력을 비꼬는 등 벌써부터 기선 제압에 돌입했다. 하지만 한 사람만은 냉정함을 잃지 않고 있다. 독일의 요아힘 뢰브 감독이다. 그는 “아르헨티나 수비가 좋고 메시의 공격도 위협적이다. 철저히 준비해 경기가 끝난 뒤 웃겠다”고 말했다. 피주영 기자

2014-07-10

독일-아르헨티나, 월드컵 결승전에서만 세번째 맞대결…'개최대륙 국가 우승' 징크스 이어질지 관심

개최국 브라질이 결승에 오르지 못하는 우여곡절 끝에 제20회 월드컵은 유럽-남미의 강호로 꼽히는 독일과 아르헨티나가 통산 세번째 파이널을 치르게 됐다. 두 나라는 13일(일) 정오(LA시간)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스타디움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순금의 우승컵을 다투게 된다. 역대 월드컵 결승 전적은 1승1패로 팽팽하다. 아르헨티나가 승리할 경우 84년동안 개최대륙 국가가 우승한다는 남미 징크스가 이어지게 된다. 1958년 스웨덴 월드컵(브라질)-2002년 한일 월드컵(브라질)-2010년 남아공 월드컵(스페인)을 제외하고는 유럽·남미서 치러진 대회에서는 개최국이 소속된 대륙의 나라가 정상에 올랐다. 특히 남미가 유럽대회서 우승한 적은 한차례 있었지만 이제까지 유럽국가가 남미 대회서 우승한 적은 한번도 없다. 〈관계기사 2·3·4면〉 따라서 이같은 '남미 징크스'가 이어질지, 이번에 깨어질지 귀추가 주목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체력과 전술이 월등한 독일이 기진맥진한 아르헨티나를 꺾고 남미에서 우승하는 첫 유럽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1978년 자국서 열린 대회서 처음 우승했던 아르헨티나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도 1위에 올랐다. 4-3-3 포메이션을 즐기는 아르헨티나는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의 원톱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형편이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준결승에 진출했을 경우 100% 결승에 오른다는 기분좋은 전통도 이번에 재연했다. 아르헨티나는 이제까지 4차례(1930·1978·1986·1990) 결승전에 올랐으며 4강전에서 패한 적이 한번도 없다. 만약 이번에 네덜란드에게 졌을 경우 처음으로 준결승 패배를 기록하게 됐으나 승부차기에서 이기는 집념을 과시했다. 반면 독일은 월드컵 통산 16골로 득점부문 1위에 오른 베테랑 밀로슬라브 클로제(36)를 필두로 24년만의 정상 복귀를 꿈꾸게 됐다. 한편 첫 우승의 꿈을 또 미루게 된 네덜란드는 2018년 제21회 러시아 월드컵 감독으로 일찌감치 낙점한 거스 히딩크의 지도력을 바탕으로 4년뒤에 첫 정상의 꿈을 바라는 처지가 됐다. 봉화식 기자 bong@koreadaily.com

2014-07-10

월드컵 최다 득점 클로제의 인간 승리…조기축구회 목수> 호나우드·메시·호날두

어려서는 "재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목수 수업을 받고, 한때 직업으로 삼기도 했다. 독일 공격수 미로슬라프 클로제(36·라치오·사진)가 스무살 남짓일 때는 누구도 그가 월드컵 사상 최다골 신기록을 달성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클로제는 지난 8일 브라질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선발로 출전해 전반 23분에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지난달 22일 가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 이어 이번 대회 2호 골이자 개인 통산 월드컵 16호 골. 호나우두(38·브라질·은퇴·15골)를 따돌리고 월드컵 최다 득점자가 된 순간이다. 호나우두는 이날 브라질 방송 글로보의 해설위원으로 경기장을 찾아 자신의 기록이 깨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2001년부터 대표팀에서 뛴 클로제는 2002 한·일월드컵에서 5골을 터뜨렸다. 모두 헤딩골이었다. 클로제는 월드컵 사상 가장 많은 헤딩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는 5골을 넣어 득점왕에 올랐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4골을 추가했다. 클로제는 A매치 71골로 독일 팀 통산 최다 득점자다.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클로제의 시작은 아주 미약했다. 클로제는 타고난 신체능력이 좋았다. 아버지는 프랑스 옥세르의 축구선수였고, 어머니는 폴란드에서 핸드볼 국가대표였다. 운동선수 출신 부모님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순발력과 점프력이 매우 뛰어났다. 하지만 단지 그것뿐이었다. 축구 전술 이해도는 떨어졌다. 결국 명문 유소년 클럽에서 퇴짜를 맡고 19세 때는 조기 축구팀과 다름없는 독일 7부리그 블라우바흐의 평범한 선수가 됐다. 그의 어머니는 "밥벌이는 해야한다"며 실업학교 입학을 권유했다. 클로제는 이곳에서 목수 자격증을 취득해 목수가 됐다. 그래도 축구에 대한 열정은 가득했다. 쉬는 날이면 운동장에 나가 연습을 했다. 간절히 원해서 이뤄진걸까. 1999년 21살이 된 클로제 앞에 당시 독일 프로축구 1부리그 카이저슬라우테른 스카우터가 나타났다. 그리고 클로제의 인생역전이 시작됐다. 그는 메시나 네이마르처럼 경기를 홀로 지배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득점력은 탁월해 골이 터지는 곳엔 어김없이 그가 있었다. 이듬해 1부리그에 데뷔한 클로제는 2000~2001시즌에 29경기에 출전해 9골을 넣으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2007년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입성했다. 7부리그에서 최정상 팀으로 도약하는 기적의 주인공이 됐다. 박소영 기자

2014-07-10

성적 외에도 탈락 후 추문도 악영향…홍명보 사퇴, 여론 악화·토지 구입설 등 작용

내년초 아시안컵 대회까지 유임이 확정됐던 홍명보 월드컵 축구 대표팀 감독(45·사진)이 9일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감독직 사퇴를 전격 발표했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 H조에서 1무2패로 최하위에 성적을 받아든 홍 감독은 많은 팬들로부터 사임 압력을 받았지만 대한 축구협회가 "2015년 1월 호주에서 벌어지는 아시안컵까지 홍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다"고 재신임을 나타낸바 있다. 축구협회는 지난주 허정무 부회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사실을 발표했지만 비난 여론이 좀체 가라앉지 않고 월드컵 직전 땅을 구입하고 현지에서 브라질 여성과 폭탄주 회식을 했다는 언론 보도까지 알려지며 홍 감독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또 허정무 협회 부회장도 이날 동반 사퇴했다. 홍명보 감독은 "책임지고 대표팀 감독직을 그만둔다. 앞으로 좀더 발전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1년동안 많은 일이 있었고 나 때문에 많은 오해도 생겼으며 내가 성숙하지 못했다.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부연한뒤 "결과가 모든 것을 이야기 한다. 알제리전 패배때 사퇴를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나는 실패한 감독"이라고 했다. 토지 매입과 대표팀 회식 영상 유출에 대해서는 "땅 부분은 지극히 개인적 일이고 내 삶이 비겁하지 않았다. 훈련시간에 나와 매입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고 했다. 회식과 관련해서는 사퇴를 결심한 상황에서 부진했던 선수들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위로해주고 싶었다며 "결과적으로 신중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봉화식 기자 bong@koreadaily.com

2014-07-10

[안정환이 보는 네덜란드·아르헨티나 4강전] 네가 가라, 집에

네덜란드는 로번 빠른 발 활용 골잡이 판 페르시 움직임이 열쇠 아르헨티나 태생인 막시마(43) 네덜란드 왕비는 네덜란드-아르헨티나의 브라질 월드컵 4강전(9일 오후 1시·상파울루)을 앞두고 마음이 복잡할 것 같다. 아르헨티나 군사정권 시절 농업장관이었던 호르헤 소레기에타의 딸인 그는 2002년 빌럼 알렉산더르과 결혼했고, 지난해 남편이 네덜란드 국왕에 즉위해 왕비가 됐다. 나도 양국 축구가 모두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기에 한쪽 편을 들기가 쉽지 않다. 아르헨티나의 에이스는 단연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다. 월드컵 빼고는 다 이룬 메시는 이번 대회 팀의 8골 중 5골에 관여(4골·1도움)했고, 4경기 연속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끈 디에고 마라도나(54)의 재림 같다. 중계 도중 "다시 태어난다면 메시로 태어나고 싶다. 말이 필요 없는 선수다. 조용히 눈으로 보겠다"고 말한 적도 있다. 그런데 아르헨티나에는 메시가 둘이나 다름없다. 수비에도 메시가 있으니, 하비에르 마스체라노(30·바르셀로나)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마스체라노는 1m75㎝로 키는 작지만 살림꾼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작은 지배자'라 불린다. 2010년 리버풀에서 바르셀로나로 이적해 8차례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대회 전체 736명 중 패스 성공률 2위(87%), 볼 회수(recovered ball) 2위(37개)다. 마스체라노는 최다 득점팀(12골) 네덜란드의 파상공세를 1차 저지하는 중책을 맡았다. 네덜란드의 만능 공격수 아리언 로번(30·바이에른 뮌헨), 베슬리 스네이더르(30·갈라타사라이)를 봉쇄해야 한다. 마스체라노는 "우리보다 빠른 네덜란드를 달리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는 '메시 원맨(one man) 팀' 꼬리표를 떼는 게 관건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의 포르투갈처럼 한 선수에 의존한 팀은 모두 탈락했다. 다행히 아르헨티나는 벨기에와 8강전에서 전체가 제 몫을 하며 편견을 깼다. 2010 남아공 월드컵 한국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곤살로 이과인(27·나폴리)이 결승골을 뽑아냈다. 아르헨티나는 윙포워드 앙헬 디 마리아(26·레알 마드리드)가 허벅지 부상으로 결장하는 게 뼈 아프다. 세르히오 아궤로(26·맨체스터시티)가 부상을 딛고 돌아와 그나마 위안이 된다. 아르헨티나에 메시가 있다면, 네덜란드에는 로번이 있다. 패트릭 클루이베르트(38) 네덜란드 코치는 '메시를 막을 방법이 있나'란 질문에 "그럼 아르헨티나는 로번을 어떻게 막을 텐가"라고 반문했다. 거스 히딩크(68) 차기 네덜란드 감독 역시 "아르헨티나에 메시가 있지만, 네덜란드에는 로번이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전에서 순간 스피드 시속 37㎞를 찍은 로번은 이번 대회 3골·1도움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로번은 주특기가 찬스 메이킹인 만큼, 로빈 판 페르시(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득점포를 재가동해야 네덜란드는 승산이 있다. 2002년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서 프로 2년차 판 페르시와 함께 뛴 송종국(35) MBC 해설위원은 "타고난 골잡이인데 당시는 개인 위주로 축구했다"며 "감독이 '그런 식으로 할 거면 집에 가라'고 했고, 진짜 한 달간 집에 갔다 와서 열심히 하더니 진정한 공격수로 변신했다"고 회상했다. 스페인전에서 월드컵 사상 최장거리(16m) 헤딩골을 터트린 판 페르시가 해결사 역할을 해 줘야 한다. 네덜란드는 4강 진출국 중 8강에서 유일하게 연장전을 치러 체력 부담이 있다. 16강전에서 사타구니 부상을 입은 '중원의 핵' 나이절 더 용(30·AC밀란)이 복귀를 노리고 있고, '스리백의 중심' 론 플라르(29·애스턴 빌라)가 무릎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 아르헨티나가 아메리카 대륙에서 열린 7차례 월드컵 모두 남미팀이 우승한 기록을 향해 진군할까. 네덜란드가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결승에서 아르헨티나에 패한 복수에 성공할까. 내가 더 긴장된다. 리우 데 자네이루=안정환 중앙일보 해설위원

2014-07-09

'약속의 땅' 벨루 오리존치가 '악몽의 지옥'으로…독일, '브라질 징크스' 모조리 깨뜨렸다

브라질 팬들에게 '약속의 땅'으로 기대됐던 벨루 오리존치의 미네이랑 경기장이 '악몽의 장소'로 돌변했다. 〈관계기사 2·4면〉 브라질은 지난달 이곳서 열린 16강전에서 칠레를 승부차기로 누르고 8강에 올랐다. 1년전에는 컨페더레이션스컵 준결승에서 우루과이를 격파했다. 삼바군단은 가장 익숙하고 패배가 없던 성지 미네이랑에서 독일에 6골차로 참패한 것이다. 역대 월드컵 준결승에서 7승1패를 기록했던 브라질은 1938년 이탈리아 대회 이후 처음으로 4강전서 졌다. 그것도 홈구장에서. 에이스 네이마르가 척추 부상으로 빠진 공백도 예상보다 더욱 컸다. 우승을 목표로 하던 상황에서 수퍼스타가 빠져 정신적으로 더 강하게 단결해야 했지만 오히려 쉽게 경기를 포기, 팬들의 분노를 샀다.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의 지도력도 커다란 상처를 입었다. 반면 독일은 유럽팀으로는 84년만에 처음으로 남미 월드컵에서 우승할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브라질-독일은 2002년 한일 월드컵 결승전 이후 12년만에 다시 만났다. 당시에도 브라질 감독이던 스콜라리는 호나우두를 이끌고 2-0으로 이겨 통산 5번째 정상에 올랐다. 브라질은 독일을 상대로 12승5무4패의 우세를 보였지만 이같은 징크스도 이번에 깨졌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홈 어드밴티지는 아예 없이 부담감만 가중됐다. 노란 물결로 넘친 경기장은 쥐죽은 듯이 고요한 채 때때로 자국선수들에 야유를 퍼붓고 말았다. 브라질은 정신력이 약했다. 몸싸움을 기피하고 경고를 10장 이상 받은 팀답게 독일 선수들의 육탄 돌격에 거칠게 반응했다. 이에따라 '전차 군단' 독일이 궁극적으로 결승전에서도 승리를 거둘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봉화식 기자 bong@koreadaily.com

2014-07-09

[경기 못잖게 치열한 '장외 월드컵' 용품 전쟁] 나이키(미국)-아디다스(독일), 브라질서 자존심 경쟁

브라질땅에서 막바지에 접어든 제20회 월드컵은 이제 본선 32개국 가운데 4강만 남았다. 개최국 브라질과 독일, 이웃나라 아르헨티나-네덜란드 등 남미-유럽의 대결로 황금분할 된 준결승은 공교롭게도 세계 스포츠 마케팅을 양분하고 있는 나이키와 아디다스로 나뉘었다. 이중 브라질·네덜란드는 미국의 나이키 유니폼, 독일·아르헨티나는 독일의 아디다스를 착용하고 있다. 브랜드마다 남미-유럽이 한 팀씩이다. 자사가 스폰서하는 나라가 월드컵 정상에 오르면 그 홍보 효과는 돈으로 따질수 없을 전망이다. 〈관계기사 2·3·6면〉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회에서는 아디다스를 입은 '아르마다'(무적함대) 스페인이 나이키의 네덜란드를 연장전에서 1-0으로 제치고 첫 우승의 감격을 맛보며 경쟁 브랜드의 희비도 엇갈린바 있다. 흔히 '장외 월드컵'으로 불리는 용품 경쟁은 전쟁과 흡사하다. 이번 대회에서 나이키는 10개국, 아디다스는 9개국, 푸마는 8개국을 후원하고 있다. 32개국 가운데 27개 나라가 이들 3개사의 스폰서를 받아 8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푸마는 8개국 가운데 8강에 진출한 팀이 하나도 없어 마케팅에 실패한 셈이 되고 말았다. 아프리카 팀 가운데 알제리만 한국을 꺾고 조별리그를 통과했으며 '최대 물주'격인 전통의 이탈리아도 초반 탈락한 것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때 이탈리아가 우승하며 '푸마 잭팟'을 터뜨린 시절이 벌써 8년전 일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중남미의 소국 코스타리카 하나만 고객으로 잡았던 무명의 '로토 스포츠'는 코스타리카 첫 8강에 진출하며 브랜드명을 전세계에 알렸다. 아디다스는 비록 2연패를 노리던 스페인이 조별리그서 탈락했지만 독일·아르헨티나가 준결승에 진출하며 체면을 살렸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간판스타 리오넬 메시가 맹활약을 거듭하고 있다. 나이키는 포르투갈의 호날두가 예선탈락한데 이어 브라질의 최고스타 네이마르마저 척추 부상으로 결장해 타격을 받았다. 축구만 따질 경우 아디다스는 월드컵은 물론, 전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한다. 1970년 국제 축구연맹(FIFA) 후원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계약을 연장한 아디다스는 4년간 FIFA에 7000만달러를 제공한다. 브라주카 등 지난 44년간 월드컵서 사용된 공인구도 아디다스 제품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200억달러로 나이키(250억달러)에 뒤졌지만 축구 부문은 24억달러로 나이키(19억달러)에 앞섰다. 미식축구에 집중하며 축구 제품을 만들지 않았던 나이키는 1994년 미국 월드컵 이후 아디다스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무려 4억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봉화식 기자 bong@koreadaily.com

2014-07-08

[안정환이 보는 브라질·독일 4강전] 네이마르, 벤치서 독일과 싸운다

지구 반대편 브라질 생활이 한 달이 다 돼 간다. 아내(이혜원)와 딸(리원)·아들(리환)이 브라질에 잠시 다녀갔는데, 하필 한국이 진 알제리전만 보고 돌아가 안타까웠다. 〔〈【중계센터에서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콜롬비아의 사자머리 레전드' 발데라마(53)도 만났다. 그의 후계자가 득점 선두 하메스 로드리게스(6골·콜롬비아)다. 축구보다 더 어려운 해설 준비로 밤잠을 설치다보니 어느덧 월드컵이 단 4경기 남았다. 브라질과 독일의 4강전은 생각만 해도 설렌다. 양 팀 키 플레이어는 '팀(team) 브라질'과 토마스 뮐러(25·독일)다. 브라질은 네이마르(22·바르셀로나)가 콜롬비아와 8강전에서 척추 골절 부상을 당했다. 이번 대회 4골을 터트린 에이스가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브라질 선수들은 오히려 더 똘똘 뭉치고 있다. 브라질 선수들이 수영장에서 단체로 양팔로 'T'자 제스처를 취하며 찍은 사진을 봤다. 'T'자 사인은 평소 네이마르와 동료들이 주고 받는 제스처라고 한다. 다비드 루이스(27·파리 생제르맹)가 "형제와 같은 네이마르를 위해 우승하겠다"고 말하는 등 브라질 선수들 모두 비장함에 가득 차 있다. 브라질 신문을 보니 브라질이 결승에 오를 경우 네이마르가 허리에 주사를 맞고 뛸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브라질축구협회 관계자가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했지만, 네이마르의 진통제 투혼 의지는 동료들을 더욱 뜨겁게 만들 것이다. 루이스 스콜라리(66) 브라질 감독은 선수들에게 투지를 불어넣고자 독일전에 네이마르를 벤치에 앉히는 계획까지 추진 중이다. 독일의 슈바인슈타이거(30·바이에른 뮌헨)는 "네이마르의 부상은 브라질 선수들을 더욱 뭉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브라질의 마르셀루(26·레알 마드리드)는 8강을 앞두고 조부가 세상을 떠났지만, 동료들 옆에서 할아버지를 애도하겠다며 장례식도 불참했단다. 브라질은 '어게인 1962'를 외치고 있다. 브라질은 1962년 칠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에이스' 펠레(74)가 부상 낙마해 대회 2연패가 불투명했다. 하지만 아마리우도(74)와 가힌샤(작고)가 공백을 메우며 우승했다. '첼시 듀오' 윌리안(26)과 오스카(23)가 '제2의 아마리우도와 가힌샤'가 될 수 있다. 윌리안은 지난 시즌 첼시에서 경기당 2.6회 키 패스(득점 기회를 만드는 패스)를 기록했고, 오스카는 1골·2도움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주장 겸 중앙수비 티아구 실바(30·파리 생제르맹)의 경고누적 결장이 뼈아프다. 브라질은 강력한 수비와 조직력을 기반으로 하는 팀이다. 조세 무리뉴(51) 첼시 감독도 "네이마르보다 실바의 공백이 더 크다"고 우려했다. 대체자는 독일 분데스리가 최고 센터백으로 꼽히는 단테(31·바이에른 뮌헨)다. 누구보다 독일 선수들을 잘 안다. 나도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이탈리아 세리에A 페루자 소속으로 이탈리아 선수들의 특징을 파악하고 있었기에 골든골을 넣을 수 있었다. 독일은 '바이에른 뮌헨 축소판' 같다. 프랑스와 8강전 베스트11 중 6명이 B.뮌헨 소속이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주축이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우승팀 스페인처럼 톱니바퀴 조직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뮐러는 25살밖에 안 됐지만 이번 대회 4골 포함 월드컵에서 벌써 9골을 터트렸다. 비록 결선 토너먼트 이후 득점포가 침묵하고 있지만 승부처에 강해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세리에A 시절 상대한 필리포 인자기(41·이탈리아)처럼 위치선정 감각을 타고났다. 요아힘 뢰브(54) 독일 감독이 '필립 람(31·B.뮌헨) 시프트'를 재가동할 수도 있다. 중앙 미드필더 슈바인슈타이거와 사미 케디라(26·레알 마드리드)가 대회 직전 부상 여파로 체력 저하를 보임에 따라 조별리그 때처럼 람을 중앙 미드필더로 올릴 수 있다. 브라질은 이번 대회 파울 1위(96개), 경고 1위(10개)다. 오죽했으면 슈바인슈타이거가 "브라질은 마술 같은 축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거친 태클 역시 일부가 됐다"고 쓴소리를 했을까.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을 이끈 로타어 마테우스(53·독일)는 "독일에는 '수비수는 우승컵을 가져오고, 공격수는 모든 영광을 얻는다'는 말이 있다"며 수비를 강조했다. 독일은 2006년부터 아름다운 기술축구를 추구하고 있다. 브라질전에는 마테우스 말처럼 과거처럼 힘과 높이를 앞세운 전차군단의 모습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리우 데 자네이루=안정환 중앙일보 해설위원

201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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